환원주의(reductionism)는 20세기의 과학적 연구를 배후에서 이끌어간 주된 원동력이었다. 이에 따르면,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그것의 구성성분들을 해독해야 한다. 부분들을 이해하게 되면 전체를 이해하기 훨씬 쉬워질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분할 지배하라, 악마는 시세한 부분들 속에 숨어 있다.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세계를 그것의 구성성분들을 통해 바라보도록 강요당한 것이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원자나 초끈(superstring)을,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분자를, 복잡한 인간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개별 유전자를, 유행과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 예언자를 연구하도록 훈련받아왔다.
이제 조각들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거의 다 아는 상태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전체로서의 자연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과거 어느 때 보다도 가까이 왔다고 하긴 어렵다.
재조립은 과학자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환원주의를 따를 때, 우리는 복잡성(complexity)이라는 견고한 벽에 맞닥뜨리게 된다. 자연은 다시 재조립하는 방법이 오직 하나뿐인 잘 설계된 퍼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복잡한 시스템(complex system)에서는 구성요소들이 서로 결합하는 방식이 너무도 많아서, 그것들을 모두 시험해보는 데에는 수십억 년이 걸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연은 지난 수백만 년동안 조각들을 우아하고 정교하게 결합해왔다. 자연은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라는 보편적인 법칙을 이용하여 그렇게 해왔는데, 그 근원은 우리에게 아직도 신비로 남아 있다.